• 최종편집 2024-12-05(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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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양주시부시장 이강석

 

[기고문]=유명 게그우먼의 조크중에 본인은 “체끼라는 것을 모른다”는 대목에 눈길이 간다. 평소 맛있는 음식을 한상 차리고 동료들과 먹기를 좋아하는 모습을 방송에서 자주 보았던 바이다. 음식을 많이 먹어도 소화가 잘 된다는 의미와 함께 음식에 호불호가 없으며 모든 음식을 좋아한다는 의미로 들리기도 한다. 살면서 과식하여 체한 느낌을 받지 않고 산다면 이는 행복한 일 중의 하나로 꼽을 만하겠다.

 

그래서 스스로 반성하며 생각해보니 살면서 '봉사의 행복'을 얼마나 느끼는가 반문하고 반성하게 되었다. 솔직히 남을 위한 봉사활동을 자발적으로 한 일은 없어서 하는 말이다. 좀 더 젊은 시절에 남을 위한 봉사에 나섰으면 얼마나 풍요로운 삶이 되었을까는 가늠이 되지 않는다. 그 게그우먼이 체끼를 느끼지 못하듯이 봉사의 행복을 알지 못하는 삶을 살고있음을 자인하는 바이다.

 

그래도 다행인것은 공직생활중 1년 장기교육에서 몇번의 봉사활동에 강제로 참여한 것이 고마운 일이라 생각된다. 연수프로그램으로 최일도 목사님이 주관하시는 '밥퍼' 현장에 투입되어 전문가 선생님들과 채소를 다듬고 배식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점심을 위해 9시부터 채소를 손질하고 양파를 썰고 국을 끓이는데 힘을 보탰다.

 

배식시간 훨씬전에 건물 밖에까지 줄은 서신 노인들의 장사진을 보면서 가슴이 뭉쿨했다. 배식이 시작되자 밥퍼에서 장기간 봉사활동을 해온 전문가 선생님들이 밥과 반찬을 과하게 많이 배식하는 것으로 보였다. 어르신들은 두 손으로 들기에도 버거운 양의 음식을 들고 식탁으로 가서 자리를 잡았다. 식사시작전에 가방에서 작은 비닐봉투 여러개를 꺼내어 밥을 담고 반찬을 갈무리했다.

 

전문 배식봉사자의 설명을 듣고서 상황을 이해하고 정황을 파악했다. 동대문 청량리 밥퍼 다일공동체의 급식현장까지 오신 분들은 그래도 거동이 가능한 분이란다. 이분과 함께 사시는 다른 배우자 노인이나 자녀 등은 여기까지 오시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밥퍼에서 받은 배식판에서 밥과 반찬을 비닐봉지에 담은 후 남은 것을 드신 후 집으로 가져가서 가족들이 드시도록 한다는 것이다. 순간 머리를 망치로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송구한 마음이 한가득이었다. 생각이 짧은 것이 참으로 송구했다.

공무원 현직으로 근무하면서 복지시설을 방문하여 예산에서 나온 추석 위로금을 전했다. 시설장은 시청에서 공무원이 방문하였으니 보일만한 숙소로 안내하는 것 같았다. 연세드신 병약한 노인들이 침상에 잠드신 모습을 보았다. 잠에서 깨신듯 보이지만 거동하지 않으시는 분도 있는듯 느껴졌다.

 

또 다른 시설에서는 방문자에게 무조건 ‘감사합니다’를 입에달고 돌아다니는 수용자들을 만났다. 할 수 있는 말이 ‘안녕하세요’뿐인듯한 분도 보았다. 마음이 무거웠다. 그간 살아오면서 스스를 원망했던 지난날이 부끄러웠다.

 

도대체 남을 생각하지 않는 삶이었다. 어려운 이웃에서 의식적으로 눈길을 돌리고 외면한 것일까 반성했다. 봉사의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송구한 일이고 부자만 보고 풍요로움에만 부러움의 눈길을 주었던 지난날을 반성했다.

 

앞으로는 ‘봉사의 행복’을 감지하고 체감하면서 남을 위한 배려의 기쁨을 온몸으로 느끼는 새로운 삶을 살아야겠다. 체끼를 모르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겠지만 봉사의 행복을 알지 못하는 것은 많이 부끄러운 일임을 자각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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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끼는 몰라도 봉사의 행복은 알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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